어깨동무 여러분! 지금 우리는 북녘 친구들에게 한 발짝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서서 그들의 아픔을 나누며 그들에게 위로를 주기 위하여 북녘땅에 가장 가까운 통일 전망대까지 대행진을 버리기로 하였습니다.
통일전망대에서는 임진강 저편으로 북녘땅이 바로 가까이에 바라다 보입니다. 그 강 저편에는 지금도 굶주림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는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그 어린이들은 다름 아닌 우리와 한피를 받은 우리의 동포들입니다. 우리 같이 한참 뛰어 놀아야 할 어린이들이 굶주림과 질병에 못 이겨 쓰러져 가고 있는 것입니다.
갈매기들을 임진강을 넘어 남북 하늘을 자유롭게 드나드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 것은 우리에게 날개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날개만 있으면 북쪽땅으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의 날개입니다.
사랑의 날개만 있으면 우리도 갈매기처럼 임진강을 건나 북녘 하늘로 날아가 거기서 북녘에 있는 어깨동무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의 날개만 있으면 철조망도 뚫고 장벽을 넘어서 우리를 굶주림과 질병에 허덕이고 있는 북녘 친구들 옆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서 다정히 만나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
어깨동무 여러분!
지금부터 우리는 북녘 어린이가 살고 있는 땅과 가장 가까운 통일전망대까지 힘차게 행진을 합시다. 거기서 큰소리로 그들을 향하여 위로와 격려의 함성을 외쳐봅시다.
우리의 몸이 그 이상 더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 갈 수 없거든 우리는 사랑의 날개를 펴서 그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북녘 어린이 살리기 운동을 힘차게 전개해 나갑시다.
오늘 이 곳까지 나와주신 어깨동무 여러분과 부모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1997.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