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숙 글
우리 교인들 모두의 가슴마다 따스한 미소를 남기고 가신 김정애 권사님!
지금도 우리 모두의 손 안에서 권사님의 따스한 손이 만져지는 것을 느낍니다.
해가 나나 비가 오나 한 주일에 한 번씩 서울대공원에서 만나
내가 힘들어 할까봐 더딘 걸음에 맞추어가며
함께 공원 오솔길을 걸어주던 김정애 권사님!
가다 힘들어하면 길가의 나무의자에 앉아
지나간 한 주일의 이야기로 꽃피우고
지난 주일의 목사님의 설교문을 읽어가며
그 뜻을 되새겨 보며
우리들의 삶의 부족함을 일깨웠지요.
점심때가 되어 배가 출출해지면
각자 가지고 온 작은 보따리를 내려놓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떡과 과일을 꺼내 놓고
감사기도하고 받아먹으면
우리의 팔다리도 새 힘을 얻었지요.
그러나 권사님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서울대공원은 생기를 잃고,
권사님과 함께 앉았던 나무의자에
나 혼자 멍하니 앉아서
먼 산만 바라봅니다.
이상유 장로님을 일찍 주님께로 보내드리고
남기고 가신 4자매를 고이 키우시고
모두 대학까지 공부시키느라고 고생하시면서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어디나 찾아가
몸과 마음과 시간을 아끼지 않고
말없이 그들에게 바친 김 권사님!
권사님은 거기서 주님을 만나셨습니다.
그 곳이 주님을 만나는 장소였습니다.
예수를 따르는 자의 길을 앞서 가신 권사님!
저희들도 그 길을 따라 갈 수 있게 하옵소서.
(서울대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