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몸의 지혜
  • 성 어거스틴은 그의 저서 ‘고백’에서 ‘사람들은 높은 산, 바다의 거대한 파도, 강의 넓은 흐름, 대양의 광활함, 별들의 운행을 보고 놀라면서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 놀라움도 느끼지 못하고 지나친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그 신비함에 놀랄 수밖에 없으며 뉴튼이 고백한 대로 우리 인간이 알고 있는 지식이란 어린이가 망망한 바다 가에서 조그마한 조약돌 하나를 주어가지고 신기해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앞에는 망망한 미지의 바다가 놓여 있는 것이다.

    우리 인체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 중에서 현재 의학이 알고 있는 것 이란아주 미미한 것에 불과 하며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의학박사가 계속해서 한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몸에 나타나는 현상을 통하여 배워야 할 점이 망망한 바다보다 더 넓다. 그 속에는 무한한 지식의 보고가 들어 있다.

    열은 우리 몸에 해로운 것인가?

    어머니들이 어린이를 다리고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는‘열’때문이다. 어린이가 조금이라도 열이 나기만 하면 어머니들은 즉시 아기를 다리고 병원을 찾아와 열을 내려주도록 조른다. 의사들도 대개는 어머니들의 청을 들어서 해열제를 처방하여 열을 내리도록 하는 수 가 많다. 즉 사람들은‘열’을 무조건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생각하여 해열제를 써서 열을 다스리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열’은 과연 인체에 대해서 ‘적’일까? ‘열’은 인체를 해롭게 하기 위하여 나는 것일까?

    그러나 ‘열’에 대해서 이루어진 많은 연구에 의하여 ‘열’은 우리 몸을 침범하는 병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면역반응에 ‘유리한’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아주 하급 동물로부터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어떤 파충류, 물고기에 균을 주입해서 감염을 일으키면 이들은 따스한 곳으로 자기 몸을 옮겨서 체온을 올리려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도마뱀에 균으로 감염을 일으켰을 때 체온을 올려줌으로서 생존율을 높일 수 있었다. 생쥐의 체온을 인공적으로 올려줌으로써 바이러스의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에 있어서도 옛날 치료약이 나오기 이전에는 매독을 치료하는데 발열요법을 사용한 일이 있었고 임질균에 의한 심장 내막염에 데하여 고온요법을 사용한 때가 있다. 세균성 복막염 환자에서 체온이 높았을 때 오히려 사망률이 적었다고 한다. 수두에 걸린 어린이에게 해열제를 쓰면 수두 때 생기는 물집에 딱지가 앉아서 아무는 것이 오히려 늦어졌다 고한다. 또 감기 바이러스에 전염을 받은 환자에게 해열제를 씀으로써 균의 번식이 더 오래 갔다고 한다.

    발열은 우리 몸의 여러 가지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 몸에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유리한 작용을 한다. 열은 이 밖에도 인간이 아직 다 알지 못하고 있는 복잡하고도 미묘한 작용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열’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밖으로부터 침범하는 병균에 대해서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 몸의 ‘유리한’ 반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열이 난다고 헤서 무조건 해열제를 써서 열 자체를 내리려고 할 것이 아니라 그 열이 무엇 때문에 나는지 원인을 찾아서 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 자체가 우리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가 당면하게 되는 열은 38-39도 정도의 열이 많은데 이른 정도의 열은 해로운 것보다는 이로운 점이 더 많기 때문에 열에 대해서 해열제를 덮어놓고 쓸 필요는 없다. 다만 39도 이상의 열이 나면서 어린이가 너무 괴로워한다든지, 40.5도 이상의 열이 있을 때는 해열제를 쓸 수도 있다. 이때 쓰는 해열제로서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나 이부푸로펜(부루펜) 등을 사용하는 것이 무방하다.

    즉 열 자체를 ‘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열이 나게 하는 원인을 찾아서 그 원인을 치료함으로써 열이 내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은 왜 나오나?

    ‘열’ 다음으로 환자가 많이 호소하는 증세는 ‘기침’인데 이 ‘기침’은 호흡기도내에 생긴 분비물이나 밖에서부터 들어온 이물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우리 몸의 방어작용이다. 이 ‘기침’이라는 현상이 없으면 폐나 기관지에 분비물이 고여 지장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즉 ‘기침’은 폐를 깨끗이 보존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린이가 조금만 기침을 하면 어머니들은 즉시 병원으로 달려가 기침을 안 하도록 기침약을 달라고 조른다. 그래서 수많은 소위 ‘기침약’이 여러 제약회사로부터 나와 있다. 그러나 그 수많은 기침약 중에서 기대할만한 것은 별로 없다. 특히 감기로 오는 기침은 그 감기가 좋아져야지 기침약을 먹는다고 기침이 멎는 것은 아니다.

    가래가 나올 때에는 기침을 해서 그 가래가 밖으로 배출되어야지 억지로 기침을 안나오게 하는 것은 기침이 가지고 있는 자연 정화작용에 반대되는 것이다.

    어린이가 열이 있거나 잘 먹지를 않아 수분이 부족할 때에는 기관지가 건조하고 가래가 진하여 기침을 하기 힘든 수가 있다. 이럴 때에는 가습기를 틀어 주위의 공기를 습하게 해주고 따스한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하는 것이 기침을 수월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때 마시는 물로서는 더운 물 1컵에 설탕 2스푼 정도 타서 마시게 하면 좋다. 이같이 마시기 좋은 따스한 물은 값싼 기침약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천식이나 부비동염으로 오는 만성 기침에 대해서는 천식이나 부비동염을 치료함으로써 기침을 치료할 수 가있다. 천식이나 부비동염은 어린이들의 만성 기침의 중요한 원인이 되어 있다.

    아기는 왜 우나?

    갓난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세차게 울어댄다. 이 현상을 보며 일반 사람들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내린다. 혹은 이것은 고해 같은 이 세상에 태여나험난한 인생을 시작하는 순간이기에 고통의 울부짐을 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울음은 갓난아기의 생존을 위하여 꼭 필요한 현상이다. 이렇게 세차게 울어댐으로써 어머니 배속에 있을 때에 오므려져 있던 폐에 공기가 유입되어 정상적인 폐로 팽창되어 산소를 고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아기가 나자마자 울지 않을 때에는 의사나 간호사는 아기에게 자극을 주어서 일부로 울도록 만드는 것이다. 갓난아기가 태어나기 전후에 아기 몸 속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를 보면 참으로 신기할 뿐이다.

    아기의 울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불편과 고통과 요구를 알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만일 어린 아기의 울음이 없었더라면 부모들은 아기의 위험한 상항을 놓첬을 것이다. 어린이의 울음은 부모들에게 귀찮은 현상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린이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현상이다.

    모유의 우수성

    모유는 인간의 어린이에 대해서 가장 이상적인 영양제이다. 생후 4-6개월 동안은 모유만 먹이면 충분한 영양이 되며 물이나 주스도 따로 보충해 줄 필요가 없다. 모유는 무균적이고 온도도 알맞아 우유같이 조제하기 위하여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먹이는 양도 조절할 필요가 없으며 아기가 먹고 싶어하는 대로 자유롭게 먹이면 된다. 모유는 한번 빨리는 동안에도 처음에 나오는 모유와 후에 나오는 모유사이에 지방 농도에 차이가 있어서 맛의 변화를 준다.

    모유에는 생후 아직 미숙한 장의 점막의 성숙을 촉진시키는 물질이 있어서 특히 미숙아의 장염, 설사, 장관 알레르기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모유는 여러 가지 감염에 대하여 방어작용이 있다. 그래서 모유영양아는 인공영양아에 비하여 여러 가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을 덜 받으며 또 감염을 받았을 때도 저항력이 세다. 모유영양아는 인공영양아에 비하여 호흡기 질환, 중이염, 위장염, 뇌막염, 요로 감염 등에 덜 걸린다.

    모유에는 뇌 기능과 망막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디.에취.에이(DHA)와 아라키돈산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 모유는 소아의 인지 능력을 조장시킨다. 또한 모유를 먹임으로써 모자간의 정서적 유대관계를 공고히 해준다..

    모유영양은 모유를 주는 어머니 자신에게도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 산후 출혈을 감소시키며, 수유에 의한 무월경은 다음 임신을 연장시키는데 도움이 되며, 산후 뼈의 무기질 침착에 도움을 주어 고관절 골절을 감소시킨다. 모유영양은 난소암, 유방암의 발생 빈도를 감소시킨다.

    모유의 좋은 점은 이밖에도 너머 많아서 여기서 다 열거할 수 없다.

    이같이 모유가 어린이에게 가장 이상적인 영양이라는 것이 알려져 있고 유니세프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여러 기관에서 강력히 모유영양을 추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률은 다른 선진국가에 비하여 대단히 낮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모유 수유율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줄고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보면 취직하는 여성이 많아서 그런 것도 아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산모들의 모유영양에 대한 인식 부족, 산과 및 신생아실에서 일하는 의사 및 간호사들의 산모들에 대한 지도 부족, 병원당국의 무관심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이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자기자식을 위해 마련된 이상적인 양식을 가볍게 내버리고 빗싸고 불편하고 그보다 못한 우유에 의존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애석한 일이다.

     

    우리 인체는 우리에게 무궁무진한 지혜를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아직 그 중에서 극히 일부분 밖에 모를 뿐만 아니라 그 알고 있는 것조차도 인간의 어리석고, 이기적이고, 단편적이고, 왜곡된 지식으로 인하여 잘못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인체가 가르치는 교훈에 귀를 기울리고 거기에 순응해서 살아나갈 때 자기에게 주어진 건강을 최대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머리말
그저 주어진 대로 산다
밀알 하나
들의 백합화를 보라
너의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
십자가의 길
병의 선용
죽음과 삶
향린의 태동과 초창기의 모습
초점을 가진 교회
내가 목마르다
그리스도와 함께 걸으며, 함께 싸우며 그리고 그리스도와 고난을 함께하는 교회
전쟁과의 전쟁
치료와 치유
지구의 암:인간
우리 몸의 지혜
마음의 고향
사랑의 날개
꿈에서나 그려보던 금강산
60년 만에 밟아보는 평양땅
6․25의 회상
미국의 패권주의와 아시아의 평화
시급히 북녘 어린이를 도웁시다
이라크 어린생명들의 비명
“일등만이 살아남는다”는 세계
야만의 시대
안병무(安炳茂) 형을 먼저 보내면서
야성(野聲)과 안병무(安炳茂)
행동하는 양심 -인간 홍근수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창립 20주년을 축하하면서
인의협의 반 세대를 회고하며
의대생의 방학동안의 농촌 활동
서울의대 소아과 전공의와의 대화
대한소아과학회의 초창기
낙엽과 더불어
장애(障碍)의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기쁨
'평양 어깨동무 어린이병원' 준공에 즈음하여
60년에 되돌아보는 향린의 창립정신
교회라는 공동체
예수님이 계시는 곳
재일동포 인권을 위해 애썼던 이이누마 지로(飯沼 二郞) 교수의 서거를 애도하며
입춘대길(立春大吉)
본회퍼 - 우리 가슴속에 살아있는 신앙의 선배
박연폭포(朴淵瀑布)
김정애 권사를 생각하며
제주도 피난살이
늙어서 후회되는 일들
예수님과 신앙 선배의 임종
마음의 고향
너의 하느님은 어디 있느냐?
마음의 고향
교회라는 공동체
함께 걸어온 사람들
병과 치유
남은 이야기들
의사의 길을 걸으며
생명을 살리는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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