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년 만에 밟아보는 평양땅
  • 1066.jpg

    지난 2월 남북어린이어깨동무 방북 대표단으로 평양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두유급식사업의 추가계획’과 ‘어린이영양증진센터’ 설립에 관하여 평양의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와 협의를 하는데 있었다.

    2월20일 오후 우리 일행은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를 방문하였다. 회의실에서 연구소 주요 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가지고 남북어린이어깨동무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두유생산설비 현장을 찾아가 작동상황을 돌아보았다. 기계는 정상적으로 가동하여 두유가 따근따근하게 팩으로 포장이 되어 만들어져 나오고 있었다. 다만 생산날짜를 표기하는 장치가 없어서 두유의 생산날짜를 알 수 없었다. 이렇게 두유가 생산되는 현장을 목격하니 남북어린이어깨동무가 그 동안 애쓴 고생이 결실이 되어 눈앞에 나타나는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하였다.

    또한 작년에 공급한 기생충 구충제는 참으로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마음속으로부터 감사해하는 충정을 느낄 수 있었다. 구충제 사업과 관련해서 구충제를 쓰기 전후에 있어서의 대변의 충난 양성율의 변동을 한 지역을 샘플로 해서 소규모라도 조사를 하였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작년에 시행한 두유생산 사업과 구충사업은 북쪽어린이들에게 요긴하고도 효과적인 사업으로서 남북어린이어깨 동무가 적절하게 선정한 사업이라고 생각되며 금년에는 추가 보충해 나가야 할 중요한 지원 사업이라고 생각된다.

    금년에 새로 시작하려고 하는 협력사업은 어린이영양증진센터를 설립하는 것으로서 이것이 이번 방북의 주목적이었다. 북한 어린이들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영양실조, 설사, 감염병 등 영양관련 질병들이며 이로 인해서 당장 죽어 가는 어린 생명들을 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살아남은 어린이들의 육체적 및 정신적 발육장애는 우리 민족 전체가 걱정해야 할 심각한 문제이다. 이 문제는 어린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심각하다. 이들을 우선 살려내고 회복시키기 위한 모델 센터를 설립하여 이 센터가 이 방면의 교육 및 연구의 중심이 되어 각 지방으로 확산시켜 적절한 치료와 예방을 실천하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어린이영양증진센터’의 건립을 위하여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는 설치장소, 시설공사, 연구소가 운영될 때의 인력(의사, 간호사, 약사, 임상병리기사, 영양사 등)을 책임지고 남북어린이어깨동무는 건축자재의 일부(창호, 문, 바닥재 등), 의료기기(진단설비, 진료기기, 입원실 설비, 검사 장비, 수액 조제 설비 등), 초창기에 필요한 치료제 및 영양제 공급, 의료기 설치시 전문가 방문, 의료인 회의를 위한 전문가 방문 등을 지원하도록 하는데 대체적인 합의를 보았다.

    이 센터를 위해서 사용될 건물이 올라가고 있으며 우리가 우선 3백 평 정도를 생각한데 대하여 연구소 쪽에서는 6백 평까지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계획의 실천 속도는 그 건물이 얼마나 빨리 완성되느냐에 달려 있다. 연구소 직원들은 상당한 열정과 회망을 가지고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것은 이 계획이 이 연구소의 하나의 새로운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가 진료의 기능까지 할 수 있겠는가 하는데 대해서는 원래 이 연구소가 그런 기능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고 책임자는 말하고 있었다. 회의를 마치면서 제가 준비해온 어린이 영양에 관한 책4권을 기증하였다.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 책임자들과는 2월22일 고려호텔에서 다시 모여 최종회의를 거쳐 양자가 합의한 사항에 대하여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2월22일 오전에는 평양의학대학을 방문하여 병원장(정형외과 교수)의 안내를 받아 병원의 주요부서(수술장, 검사실 중환자실. 소아병실 등)를 돌아보았다. 원장실에서 준비해온 책 2권을 기증하였다. 학장을 만나보고자 하였으나 부재중이어서 만나보지를 못하였다.

    2월22일 오후에는 창광 유치원을 보여주었다. 약 5백 명의 유치원생이 있다고 하는데 설비는 최고였고 아이들 모두가 영양도 좋고 귀엽게 생긴 아이들이었다. 다만 우리들이 북쪽을 찾아가는 이유는 더 시골에 사는 어려운 아이들의 실상을 파악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함인데 그런 지역을 찾아가 볼 수 없는 것이 유감이었다.

    우리가 도착한 2칠18일 저녁에는 고려호텔에서 저희들 일행을 환영하는 만찬이 있었고 마지막 2월22일 저녁에는 다시 식사를 같이 하면서 우리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편지 100점을 북녘어린이들에게 전달하였다.

    이번 여행에는 북한 방문에 경험이 많은 이기범 사무처장이 우리와 동행하여 여행중 모든 절차가 신속히 이루어지고 안내하는 북쪽 직원들도 성의껏 대해주어서 너무나 편안한 여행을 하고 돌아온 셈이다. 원래 조형 교수께서 이번 방문단장으로 가시게 되어 있었는데 학교 사정으로 못 가시게 되었다. 그 대신 우리 일행이 돌아오는 길에 북경까지 오셔서 이번 제7차 방북의 결과를 놓고 함께 총정리를 하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어린이영양증진센터 설립준비를 위해서는 따로 위원회를 구성하여 계속해서 연구해 나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다카 병원에 관해서도 정보를 더 얻어서 참고로 하기로 하였다.

    나 개인적으로는 5년 동안 중학시절을 보낸, 제2의 고향인 평양땅을 60년만에 처음으로 밟아보게 되어 감개무량하였다. 그러나 대동강, 모란붕, 능라도 등 자연의 풍경을 빼놓고서는 옛날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평양에서 사리원, 재령을 거쳐 신천 박물관을 다녀오는 도중에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라는 노래로 우리에게 친숙한 정방산 성불사를 둘러볼 수 있었다. 모두 다 일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우리 마음속 깊이 남게 되었다.

머리말
그저 주어진 대로 산다
밀알 하나
들의 백합화를 보라
너의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
십자가의 길
병의 선용
죽음과 삶
향린의 태동과 초창기의 모습
초점을 가진 교회
내가 목마르다
그리스도와 함께 걸으며, 함께 싸우며 그리고 그리스도와 고난을 함께하는 교회
전쟁과의 전쟁
치료와 치유
지구의 암:인간
우리 몸의 지혜
마음의 고향
사랑의 날개
꿈에서나 그려보던 금강산
60년 만에 밟아보는 평양땅
6․25의 회상
미국의 패권주의와 아시아의 평화
시급히 북녘 어린이를 도웁시다
이라크 어린생명들의 비명
“일등만이 살아남는다”는 세계
야만의 시대
안병무(安炳茂) 형을 먼저 보내면서
야성(野聲)과 안병무(安炳茂)
행동하는 양심 -인간 홍근수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창립 20주년을 축하하면서
인의협의 반 세대를 회고하며
의대생의 방학동안의 농촌 활동
서울의대 소아과 전공의와의 대화
대한소아과학회의 초창기
낙엽과 더불어
장애(障碍)의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기쁨
'평양 어깨동무 어린이병원' 준공에 즈음하여
60년에 되돌아보는 향린의 창립정신
교회라는 공동체
예수님이 계시는 곳
재일동포 인권을 위해 애썼던 이이누마 지로(飯沼 二郞) 교수의 서거를 애도하며
입춘대길(立春大吉)
본회퍼 - 우리 가슴속에 살아있는 신앙의 선배
박연폭포(朴淵瀑布)
김정애 권사를 생각하며
제주도 피난살이
늙어서 후회되는 일들
예수님과 신앙 선배의 임종
마음의 고향
너의 하느님은 어디 있느냐?
마음의 고향
교회라는 공동체
함께 걸어온 사람들
병과 치유
남은 이야기들
의사의 길을 걸으며
생명을 살리는 평화
Goto Family Home
Copyright ⓒ 2011 Sukchun & Rorobrain. All rights reserved
XE Login